혼수로 산 가전 돈값 하는 TOP3와 후회 TOP3

혼수로 산 가전 중 1년 실사용 후 돈값 한 TOP3(식기세척기·건조기·로봇청소기)와 후회 TOP3(TV·무선청소기·커피머신)를 비용·동선·습관 기준으로 정리한 경험담.

결혼하면서 혼수 가전을 한 번에 질렀고, 딱 1년을 ‘그대로’ 써봤다. 우리 집은 32평 아파트(방3, 욕실2)이고 맞벌이라 집에 있는 시간이 짧은 편인데, 이상하게도 가전은 “집에 없을수록” 체감이 갈렸다. 어떤 건 매일 시간을 벌어줬고, 어떤 건 한 달에 두 번 켜면서도 공간만 잡아먹었다. 검색하면 다들 스펙과 순위를 말하는데, 나는 반대로 “내 돈이 어디서 회수됐는지”와 “어디서 새어 나갔는지”만 적는다. 같은 예산이라면 다음 사람은 같은 실수를 안 했으면 해서.

혼수 가전은 스펙보다 생활 동선이 결과를 갈랐다

혼수 가전은 이상하게 ‘큰 것, 비싼 것’부터 챙기면 성공할 것처럼 느껴진다. 나도 그랬다. 냉장고·TV·세탁기처럼 눈에 보이는 덩치가 크고 가격표가 큰 것에 마음이 먼저 쏠렸다. 그런데 1년 써보니 돈값은 가격이 아니라 우리 집 동선과 생활패턴에서 결정됐다. 특히 맞벌이인 우리 부부는 평일에 집안일을 몰아하는 편이라, “매일 10분씩 덜 귀찮게 해주는 가전”이 압도적으로 이겼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포인트는 이거였다. 에너지 효율 등급이 좋으면 무조건 이득이라는 믿음. 물론 전기요금은 무시 못 하지만, 혼수 가전에서 진짜 크게 갈린 건 “내가 그 기능을 얼마나 자주 쓰는가”였다. 예를 들어, 건조기나 식기세척기는 전기 먹는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우리 집에서는 오히려 이 둘이 ‘시간’과 ‘갈등 비용’을 줄여서 가장 먼저 회수됐다. 반대로, 프리미엄 기능이 잔뜩 들어간 어떤 가전은 ‘좋은데 안 쓰게 되는’ 함정에 빠졌다.

또 하나의 착각은 “신혼 때는 다 깨끗하게 살 거니까 큰 용량이 꼭 필요”라는 말이다. 신혼집은 손님이 잦을 것 같아 과하게 잡기 쉬운데, 실제로는 주말에 둘이 누워 있다가 배달시키는 날도 많다. 우리도 처음 3개월은 손님 맞이한다고 주방 가전을 늘렸고, 그 뒤엔 거의 사용률이 반 토막 났다. ‘좋은 제품’과 ‘우리 집에 맞는 제품’은 끝까지 다른 얘기였다.

  • 스펙 비교보다 먼저 해야 할 건 “우리 집에서 그 가전을 켤 상황이 주에 몇 번 나오는지” 적어보는 것
  • 맞벌이는 시간을 줄여주는 가전이, 재택/육아 가정은 위생·공기·세탁 동선 가전이 체감이 큼
  • 큰 가전보다 오히려 ‘중간급 가전’에서 만족도 차이가 크게 났음(식기세척기·로봇청소기 같은 라인)

내가 직접 해본 비교와 계산 과정과 실제 지출

나는 가전을 한 번에 사면 휩쓸릴 걸 알아서, 최대한 ‘기록’을 남겼다. 메모 앱에 후보 2~3개씩 올려두고, 매장에서 본 느낌과 집에서 쓸 장면을 같이 적었다. 그리고 결제는 최대한 같은 달에 몰아서, “총액이 얼마인지”를 도망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지금 돌아보면 이 과정이 없었으면 후회 TOP3가 더 늘었을 것 같다.

돈값 하는 TOP3부터 적으면, 우리 집 기준 1년 실사용에서 체감이 컸던 건 식기세척기, 건조기, 로봇청소기였다. 반대로 후회 TOP3는 대형 TV(과한 인치), 무선청소기(서브로 겹침), 캡슐커피머신(습관이 안 붙음)이다. 특정 브랜드 얘기는 안 하겠다. 어차피 ‘그 급’을 사는 순간부터 결과는 브랜드보다 생활패턴이 더 크게 갈렸다.

실거래 비용은 대략 이 정도였다(프로모션, 카드 할인 포함된 실결제 기준). 식기세척기 12인용 110~150만 원, 건조기 17kg급 120~170만 원, 로봇청소기 60~110만 원. 반대로 후회템은 TV 75인치급 170~250만 원, 무선청소기 60~120만 원, 캡슐커피머신 15~30만 원 + 캡슐 비용이 월 3~6만 원 정도로 새어나갔다. ‘기기 값’만 보면 커피머신은 싸 보이는데, 습관이 안 붙으면 제일 아까운 돈이 된다.

계산은 이렇게 했다. 식기세척기는 저녁 설거지 시간이 둘이 합쳐 하루 20~30분은 줄었다. 평일 5일만 잡아도 주 100~150분, 한 달이면 7~10시간이다. 우리는 그 시간에 장보거나 늦게까지 일하고도 싸우지 않게 됐다. 이건 전기요금 몇천 원보다 훨씬 큰 값이었다. 건조기는 겨울에 결정타였다. 32평이라 베란다 건조대 놓으면 동선이 막히는데, 빨래가 안 마르니까 거실에까지 널게 되고, 그때부터 집이 ‘사는 집’이 아니라 ‘빨래방’처럼 느껴졌다. 건조기 들인 뒤로 이 스트레스가 사라졌다.

반대로 TV는 내가 스스로 속았다. 매장에서 75인치 보니까 “이게 신혼이지” 싶어서 올렸는데, 막상 집에서는 거실 소파와 TV 거리가 애매했다. 눈이 피로해져서 오히려 덜 켰다. 설치 기사님이 설치하면서 “소파 거리 이 정도면 한 단계 작은 게 편하긴 해요”라고 했는데, 그때는 자존심이 더 컸다. 무선청소기는 더 웃겼다. 로봇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하니 무선청소기는 카펫 가장자리/침대 밑 ‘가끔’만 쓰게 됐다. 결국 신혼 초반에만 열심히 쓰고, 지금은 충전 거치대가 인테리어를 망치는 물건이 됐다.

  • 돈값 TOP3(우리 집 기준): 식기세척기(설거지 시간·갈등 감소), 건조기(겨울·장마 스트레스 제거), 로봇청소기(바닥 먼지 체감 + 주말 노동 감소)
  • 후회 TOP3(우리 집 기준): 과한 대형 TV(거리/눈 피로), 무선청소기(로봇청소기와 역할 겹침), 캡슐커피머신(캡슐 유지비 + 습관 미정착)
  • 숨은 비용: 캡슐 정기구매, 필터/세제/린스 같은 소모품, 설치 환경(콘센트 위치, 배수/흡기 공간) 때문에 추가로 드는 소액들이 쌓임

케이스별로 달라지는 혼수 가전 판단 기준과 반전 포인트

같은 가전이라도 돈값이 달라지는 분기점이 있다. 나는 신혼 때 “다 좋다”는 말에 흔들렸는데, 막상 살아보니 선택 기준은 꽤 단순했다. 누가 더 집안일을 싫어하는지, 집안일이 싸움으로 번지는지, 집 구조가 동선을 막는지가 핵심이었다. 여기서부터는 진짜로 사람마다 답이 갈린다.

식기세척기는 생각보다 반전이 있었다. 나는 “요리 자주 안 하면 필요 없겠지”라고 봤는데, 오히려 배달을 시켜도 설거지는 나온다. 그릇, 수저, 컵, 텀블러, 도마… 매일 조금씩 쌓이는 것들이 결국 사람을 지치게 한다. 반대로, 집에 ‘그릇이 별로 없고’ 둘 다 텀블러를 잘 안 쓰면 체감이 덜할 수도 있다. 그리고 설치 전에 꼭 확인해야 하는 게 싱크대장 여유 폭이다. 우리 집은 옵션 구조상 애매해서, 설치 기사님이 오신 날 “문짝 하나는 교체해야 깔끔하게 들어가요”라고 했고, 그 자리에서 추가 비용(대략 10~20만 원)이 생겼다. 이런 게 검색에는 잘 안 나온다.

건조기는 ‘있으면 좋은’이 아니라 ‘집이 좁을수록 필수에 가까움’으로 느꼈다. 특히 32평이라도 베란다 폭이 넓지 않으면 건조대 하나가 생활을 막는다. 대신 단독주택처럼 외부 건조 공간이 넉넉하거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빨래를 자주 널고 걷는 게 어렵지 않다면 우선순위가 내려간다. 나는 겨울에 한번 크게 데였다. 실내에 널어둔 빨래에서 눅눅한 냄새가 올라와서, 결국 그날 밤 10시에 세탁을 다시 돌렸다. 그 순간 “전기요금보다 내 시간과 스트레스가 더 비싸다”로 가치관이 바뀌었다.

로봇청소기는 “있으면 편하겠지” 정도로 샀다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돌리게 됐다. 반전은 이거다. 로봇청소기 성능보다 집을 로봇이 다닐 수 있게 만드는 습관이 더 큰 효과를 만든다. 우리는 처음엔 의자 다 올리고, 전선 치우고, 발매트 들고… 준비하다가 지쳤다. 그래서 규칙을 바꿨다. 거실 바닥은 ‘항상 비워두는 구역’으로 정하고, 멀티탭을 벽에 붙이는 정리만 해도 돌아가는 빈도가 확 늘었다. 반대로 바닥에 물건이 많은 집, 러그가 많고 단차가 많은 집은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후회템 쪽도 케이스가 있다. 대형 TV는 거실이 넓고 시청 시간이 긴 집이면 만족이 클 수 있다. 하지만 우리처럼 맞벌이에 평일 시청이 짧으면 “큰 화면”보다 “편한 거리”가 먼저였다. 무선청소기는 로봇청소기를 안 쓸 집이라면 주력으로 충분히 값 한다. 문제는 둘 다 사놓고 역할이 겹치면, 하나는 무조건 놀게 된다. 캡슐커피머신은 커피를 좋아해도 의외로 후회할 수 있다. 나는 ‘내가 매일 아침 커피를 내릴 사람’이라고 믿었는데, 실제 아침엔 5분이 아까워서 결국 편의점 커피로 돌아갔다. 머신이 나쁜 게 아니라 내 생활이 그런 사람이었다.

  • 맞벌이·평일 집안일 몰아서 하는 집: 식기세척기/건조기 우선순위가 올라감
  • 바닥에 물건이 적고 정리 습관이 있는 집: 로봇청소기 만족도가 크게 상승
  • 거실이 넓고 시청 시간이 긴 집: TV는 큰 인치가 만족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큼
  • 로봇청소기 살 거면 무선청소기는 “서브가 필요한 이유”를 먼저 적어봐야 중복 구매를 피함
  • 커피머신은 기기값보다 캡슐 유지비와 ‘아침 루틴이 실제로 가능한지’가 승부

혼수 가전에서 내가 다시 산다면 이렇게 예산을 배분한다

다시 혼수를 한다면, 나는 “보이는 만족”보다 “매주 반복되는 귀찮음”을 먼저 돈으로 막는다. 그러니까 식기세척기·건조기·로봇청소기 같은 라인에 예산을 먼저 주고, TV는 우리 집 거실 거리부터 재고 한 단계 낮추거나, 아예 나중으로 미룬다. 커피머신은 지금의 나라면 3개월만 캡슐을 사서 ‘내가 진짜 매일 마시는지’부터 확인하고 살 것 같다. 혼수 가전은 남들 기준으로 맞추면 끝에 꼭 하나가 남는다. 그 하나가 대개 후회 TOP3가 된다.

참고로 나는 이 글을 쓰려고 가전을 미화할 생각이 없다. 돈값 하는 TOP3도 단점은 있다. 식기세척기는 소모품이 계속 들고, 건조기는 빨래 라벨을 더 신경 쓰게 만들고, 로봇청소기는 바닥을 치우게 만든다. 그래도 그 귀찮음이 “내가 매일 하던 집안일”보다 싸게 먹혔다. 결국 혼수 가전은 스펙이 아니라, 우리 집에서 반복되는 스트레스를 얼마나 줄이는지로 판단이 끝났다.